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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의 하루

무경운 밭 만들기 - 1화. 관수시설 준비 및 매생물 배양

by 모가농장 2023. 4. 3.

무경운 농법이란?

 새해 농사를 짓기 위해 트랙터나 관리기로 밭을 갈아엎는(로터리 작업) 일은 그 해 농사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건데요. 이렇게 밭을 경운(갈아엎는) 하지 않고 작물을 재배하는 방법을 무경운 농법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no-till farming”, "non-cultivation farming", "zero-till farming", "direct seeding" 등으로 불립니다.

 

 이미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무경운 농법을 통해 농사를 지어왔는데요. 지난 50년간 화학 비료와 화학 농약을 이용한 산업형 농업이 만연하게 되면서 최근 무경운 농법을 통해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마치 새로운 방법인 것처럼 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무경운 농법을 생각하게 된 이유

 유기농 친환경 재배에 적합하고 노동력은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학습해 밭에 적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기존에 해오던 방식과 다르기 때문에 주변의 걱정스러운 관심을 받을 수 있는데요. 이미 많은 농부님들이 오래전부터 연구와 노력을 통해 성공적인 사례를 만든 자료를 확인했기 때문에 우리 농장(작은 밭)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무경운 밭을 만드는 과정을 몇 편에 나누어 올려볼까 합니다. 이른 봄에 관리기로 밭을 갈고(로터리) 구굴기로 골을 낸 이야기는 블로그 이전 글에 작성했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이번 시리즈 앞에 붙여서 참고하기 쉽게 글을 수정할 예정입니다.

 

목차 (추가될 예정)

1화. 관수시설 준비 및 미생물 배양

2화. 퇴비 살포, 점적 테이프 설치, 제초매트 덮기 (바로가기)

 

 

관수시설 준비 및 미생물 배양

 노지 밭에 관수 시설을 갖추는 일은 저의 경우 쉽지 않았습니다. 전기와 관정이 준비되어야 하고 여러 설비를 보관할 창고가 필요한데 아직은 ‘그저 밭’ 이거든요.

 

 하지만 창고를 세울 공간을 확보하고 관수 시설도 전체 설계는 머릿속으로 대략 계획한 상태에서 당장 급한 순서대로 필요한 부분만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전기 사용은 당분간 힘들 것 같아 초반에는 전기 없이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송수관(농수관) 배치하기

 

 오늘 작업에 필요한 재료들을 싣고 밭에 도착했는데 어디 도망가는 사람의 짐 같은 모습이네요. 먼저 관수시설에서 메인으로 사용할 40밀리 농수관을 내렸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농수관을 구입해 보았는데요. 40밀리 농수관 50미터 2 묶음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40밀리 농수관 50미터 1 묶음의 무게와 크기가 얼마 정도일지 감이 없었는데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1톤 트럭에 반 정도 공간을 차지하고, 무게는 어깨에 메어보니 대략 30킬로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농수관이 지나갈 자리의 한쪽 끝에 내려놓고 반대편으로 당겨서 동그랗게 말아서 보관되어 있던 관을 펴주었습니다. 농수관을 펴 놓은 상태에서 양쪽을 끈으로 묶어 고정하면 낮 동안 고온에서 잘 펴진다고 합니다.

 

 

 두 번째 농수관은 굴려가면서 운반했는데, 어깨에 메고 가기에는 부담되는 무게입니다. 농사 이제 시작인데 처음부터 힘 빼면 안 되니 몸을 아껴서 써야 거든요. 농수관 배치하는 작업은 힘은 들지만 간단하게 마쳤습니다.

 

감자를 배지로 부엽토와 천일염을 이용한 미생물 배양

 자닮(자연을 닮은 사람들)에서 배운 내용을 떠올리며 가까운 산의 부엽토와 천일염을 이용해 미생물을 배양하는 작업을 진행 했습니다.

 

 내열성 만능용기 200리터 3개에 물을 가득 채우고 각각 천일염 대략 200g, 삶은 감자 1kg, 부엽토 한 삽을 넣었고, 미생물의 식사인 삶은 감자는 양파망에 넣어 으깬 후 만능용기 고리에 걸어두었습니다.

 

 

 미생물 배양을 시작하고 약 2일이 지난 후 사진입니다. 아직 밤 온도가 낮기 때문에 거품이 조금밖에 생성되지 않았네요. 보온 이불로 감싸주었지만 부족한 것 같습니다. 

 

 600리터 물탱크와 돼지꼬리 히터를 이용해 적정 온도(약 25도)를 유지해 주어야 미생물 배양이 잘 된다고 합니다. 노지에서 히터 없이 낮 기온 만으로 미생물을 배양할 경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양도 적을 수 있습니다. 일단, 며칠 더 지켜볼 계획입니다.

 

마무리

 소박한 들꽃도 밭 주변에 피기 시작하고, 농로에는 벚꽃도 한창입니다. 집 안 마당에도 개나리 꽃이 만개했는데 이야기를 마무리할 사진 한 장 촬영을 못했네요. 일이 바쁘고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이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무경운 밭 만들기 작업의 간단하게 진행되었던 농수관 설치와 미생물 배양 이야기였습니다. 읽어봐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바쁘더라도 잠시 쉴 때면 하늘도 보고 꽃도 보는 여유 있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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